조선왕조실록 속 인물과 대화하고 청각장애인용 음악 재편곡까지…AI가 바꾸는 문화 풍경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한 ‘제4회 문화·체육·관광 인공지능·데이터 활용 공모전’에서 총 15점의 수상작이 선정됐다. 역사 사료를 기반으로 인물과 대화하는 서비스부터 청각장애인을 위한 음악 재편곡 플랫폼까지, AI와 데이터를 활용해 아동·장애인·지역 격차 등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들이 돋보였다.

데이터로 되살아난 역사와 장벽 없는 문화 향유
[예크지기적정기술=yekeco7] 조선왕조실록과 동의보감 등 방대한 역사적 사료를 학습한 인공지능(AI)이 현대인의 질문에 답하고, 청각장애인이 음악을 더 선명하게 즐길 수 있도록 AI가 실시간으로 음원을 재편곡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문화정보원 등과 함께 개최한 '제4회 문화·체육·관광 인공지능·데이터 활용 공모전'은 기술이 우리 삶의 문화적 깊이를 어떻게 더할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증명하는 자리가 됐다.
이번 공모전에는 총 602건의 아이디어와 사례가 접수되며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1차 서면 심사와 2차 발표 심사를 거쳐 최종 선정된 15점의 수상작은 단순한 기술 과시를 넘어 아동 교육, 장애인 접근성, 지역 문화 격차 해소 등 우리 사회의 취약한 고리를 보완하는 데 집중했다는 평가다.
역사 인물과의 대화부터 장애인 전용 음악 서비스까지
신기술 활용 우수사례 분야에서 대상을 받은 '현답(賢答)'은 1차 사료를 기반으로 한 대화형 AI 서비스다. 사용자가 질문을 던지면 역사 속 인물의 관점에서 답변을 제공하며, 모든 답변에 원문 출처를 병기해 AI의 고질적 문제인 환각 현상(잘못된 정보 생성)을 효과적으로 통제했다.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교육적 가치와 신뢰성을 동시에 잡은 셈이다.
장애인을 위한 배리어프리(Barrier-free) 서비스의 진화도 눈에 띈다. 아이디어 분야 대상을 차지한 '인공와우 사용자를 위한 AI 음악 재편곡 서비스'는 난청 환자들이 음악을 명확히 인지하기 어렵다는 점에 착안했다. AI가 기존 음원을 보컬 선명형이나 리듬 강조형으로 재구성해 사용자가 본인의 청각 특성에 맞는 버전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색각이상 관람객을 위해 박물관 작품의 색상을 맞춤형으로 변환해주는 '컬러브릿지' 역시 기술이 소외된 이들의 문화 향유권을 어떻게 확장하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데이터 분석으로 진단하는 관광 혼잡도와 문화 공백
데이터 분석 분야에서는 실질적인 정책 활용도가 높은 플랫폼이 대상을 거머쥐었다. 11만 6806건에 달하는 다국어 관광 리뷰와 교통·숙박 등 공공데이터를 결합해 국내 58개 주요 관광지의 혼잡도를 진단하는 모델이 그 주인공이다. 이는 단순히 유명지를 추천하는 것을 넘어, 과밀화 위험을 사전에 경고하고 이용자 성향에 맞는 대체 여행지를 제안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관광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지역별 문화지원금의 실효성을 분석해 공급 공백을 진단하거나, 국가별 한류 소비의 병목 현상을 파악해 정책 우선순위를 도출하는 등 정교한 데이터 분석 모델들이 대거 발굴됐다. 문체부는 이번 수상작 중 6개 작품을 범정부 차원의 창업경진대회 진출작으로 추천하며 후속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디지털 전환, 국민 체감형 서비스로 안착
이번 공모전은 전통문화와 첨단 기술의 결합이 산업적 가치로 이어질 수 있음을 확인시켜 주었다. 전통 문양을 제품 맞춤형 디자인으로 자동 생성하는 '무담'이나, 아이의 경험을 바탕으로 전래동화를 각색해 문해력 발달을 돕는 '도란도란' 등은 일상 속에서 데이터가 창출하는 새로운 부가가치를 상징한다.
문체부 관계자는 이번 공모전에 대해 "역사와 전통문화 자료부터 장애인 접근성, 지역 문화 격차까지 다양한 문제를 AI와 데이터로 해결할 수 있음을 확인한 계기"라고 설명했다. 발굴된 우수 서비스들이 단순한 아이디어에 그치지 않고 국민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문화 서비스로 확산될 수 있을지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이번 공모전의 시상식은 오는 11월 17일 열리는 '2026 문화 디지털혁신 포럼'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출처: 문화체육관광부